책과 불라불라
건축감리 현황 본문
나는 3년 정도 건축감리업무 중 공공기관, 아파트 감리 입찰에 관련 업무를 하였다.
아파트는 민간인 사업자가 공사를 하지만 승인권자는 지자체(강남구,대구광역시 등)이므로 지자체가 발주를 한다.
공공기관,아파트 입찰은 나라장터에서 한다.
LH,SH,철도공사 같은 공기업은 따로 입찰사이트가 있다.
감리입찰은 과거 지자체에 직접 가서 평가서를 제출하고 입찰을 봤다.
현재는 모두 전산으로 바뀌었고 나라장터 사이트에서 입찰 후 우선순위에 든 3개업체만 평가서를 제출한다.
평가서는 전화번호부 1부 사이즈로 상당히 양이 크다.
과거에는 아파트 건건마다 이런 평가서를 만들어야 했다.
지금은 낙찰에 근접한 3개 업체만 만드니 그나마 허드렛일이 줄었다.
입찰은 각 참여업체들이 선택한 난수들 중 가장 빈도가 높은 4개 숫자를 뽑고 그것을 평균낸 뒤 최저하한율을 곱해 산정한다. 어차피 확률 싸움이라 운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평가서 작성의 아주 문제점은 증명서 출력사이트가 전부 흩어져 있다는데 있다. 특허공보,원부,최초출원인 확인을 위한 키프리스, 감리원 정보를 위한 건설기술인협회, 감리실적을 위한 건설기술관리협회 등 이밖에도 다양하다.
즉, 쓰잘데기없이 여러군데에 산재해 있다.
특히 정말 자질구레한 업무는 비일비재한 감리원 입퇴사를 매번 신고해야 하는 것이다.
직접 가거나 전산으로 하거나 둘중 하나인데 감리원분들은 다 연세가 높으시기에 전산에 익숙치 않다.
따라서 같은 내용을 협회 실무자들은 매번 설명해야하고 처리에도 힘들고, 회사의 실무자인 나도 힘들다.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로 서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적에 관련한 부분인데 이것은 한번 등록하면 별도 수정하지 않아 편리하다.
실적관련 담당자들은 업무연차가 쌓인 숙련자이므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결국 신세대와 구시대의 이질감이 현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모든 입찰관련 정보를 한 사이트에 통합으로 관리하는 사이트를 구축하면 해결될 문제다.
그렇다면 회사실무자나 공무원 모두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
산재되있는 업무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여 우왕좌왕 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한 감리업무 자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고전인 "mythical man-month"를 생각나게 한다.
감리에 대한 대가 산출은 완전히 인월수로 계산하고 하고 있다.
감리를 하는 사람 한명 한명을 그 능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연차순으로 보고 있다.
내가 느낀 것은 단순히 대학 졸업하고 박사나 석사까지 따거나 건축사나 시공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특급건설기술인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입찰 신청시에 인원을 더 추가 안해도 되서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그 사람은 이론이 탄탄한것이지 실무가 탄탄한 것은 아니다. 나는 그런 사람중에 일을 잘 하는 경우를 보질 못했다.
학력이 없거나 현장에서 실무 경험으로만 경력을 쌓으신 분들이 일을 잘한다. 어딜가나 어쩔 수 같은 것이다.
내세울 증빙이 없으니 능력으로 커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단순히 사람을 특급,고급,중급으로 나누고 그에 따라 인월수를 계산하는 방식은 감리업무 자체에 예외성이 전혀 없음을 말해준다.
아파트는 짓는 방식의 변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다채로움이 없고, 새로움도 없다.
실제로도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전부 같은 모양새다.
업무 자체에 이런 경직성은 앞으로 빠르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진작부터 나왔어야 했지만 나 자신에 대해 믿음이 부족했다.
나는 예술로서 건축을 좋아하지만 국내 현실의 건설 대부분은 그런 에술과 너무도 멀다.
모두 근시안적 사고로 저렴하게 만드는데에만 급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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